[제주도는 지금도 아름답다.] 제주도와 추억 - 제주도를 추억하다.
서울이 여행객들이 놀러오는 여행지라고 하지만, 진짜 아름다운 여행지는 제주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내 추억을 담으면 하나의 귤이 되고, 우리의 추억을 담으면 하나의 귤나무가 되고, 사람들의 추억을 담으면 하나의 귤밭이 되고 우리를 담으면 하나의 제주도가 된다. 나의 제주 여행기는 하나의 시같다. 짧아도 여운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시.
성인이 돼서 처음 친구들과 제주도를 놀러간 게 21살때 인 거 같다. 그 때는 돈은 없었고,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는 다 걸어다녔다. 추억도 많았다. 그 중 제일 기억남는 건 아쿠아리움이다. 3명이서 간 여행에서 우리는 어찌저찌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 걷고 버스를 타고 걷고 택시를 타고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다. 물론 배낭도 메고.
너무나 피곤했다. 그래서 돈이 아까웠다. 재밌게 볼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매표소 앞에서 엎드려 잤다. 참 웃긴게 여행을 갔던 4박 5일 중에 제일 잘 잤던 거 같다. 그렇게 이 스토리는 끝난다. 3명의 친구는 자주 연락하지는 못하지만 간간이 연락하는 사이이고, 아름다운 제주도의 나날은 다음 여행으로 넘어간다.
그 때는 우리의 모습에 박장대소 했고, 지금은 그 때의 모습에 실소하는 작지만 아름다운 추억들이 제주도에는 방울방울 맺혀있다.
대학생이었던 나는 직장인이 되었고, 싱글이던 나는 결혼을 했고, 물에 딱히 관심이 없던 나는 프리다이빙을 배운다. 상황은 바뀌었다. 걸어가고 있던 인생의 길을 그때보다 조금 더 걸었다. 그 사이에 제주도의 추억들은 조금 더 맛있게 익었다.
그 이후의 제주도는 이렇다. 전 여자친구이자 현 와이프와 지금의 장인어른 몰래 놀러가고, 처가댁의 결혼식을 위해 놀러가고, 처가댁 할머님을 뵈러 놀러갔다.
내 사촌은 제주도를 17일동안 자전거로 한바퀴 돌았고, 내 친형은 제주도에서 한달살이를 했고 나는 이제 제주도의 가족이 되었다.